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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금성사의 디자인이 남긴 3가지 유산 (금성사, 산업디자인, 전통)

by dossierhaus 2025. 12. 12.

 

한국 산업디자인의 뿌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기업이 바로 금성사이다. 지금의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1960~80년대를 거치며 수많은 가전제품을 개발하였고, 그 제품들에는 당시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미적 감각이 반영된 디자인 철학이 녹아 있었다. 본 글에서는 금성사 디자인이 한국 산업디자인에 남긴 세 가지 핵심 유산을 조명하고자 한다.

1. 금성사의 디자인 철학: 실용성과 감성의 융합

금성사의 가전 디자인은 단순한 제품 외형이 아니라 사용자와의 관계를 중시한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1970~80년대 금성사 제품을 살펴보면, 단순한 기능적 기계가 아니라 ‘생활 속 동반자’처럼 느껴지는 따뜻한 감성이 스며 있다. 대표적으로 흑백 텔레비전이나 냉장고는 목재 질감의 베젤, 곡선형 라인, 전면부 버튼 배치 등을 통해 인간 중심적 디자인의 특징을 드러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당시 한국인의 생활환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으며, 심미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시도였다. 특히 제품을 단순한 기술 기기가 아닌 하나의 ‘가구’처럼 인식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금성사의 접근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러한 철학은 현재 LG전자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인간 중심 디자인 전략의 뿌리가 금성사의 시대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2. 산업디자인 교육과 인식의 기틀 마련

금성사는 제조기업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산업디자인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1970년대 금성사는 사내 디자인센터를 운영하며 전문 디자이너를 육성하였고, 국내 대학과 협력하여 산업디자인 전공자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였다. 이는 당시 ‘디자인’이 단순한 장식이나 부가 요소로 간주되던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실제로 많은 산업디자인 학도들이 금성사 출신 디자이너들의 영향을 받아 진로를 설정했으며, 금성사의 초기 디자인 철학과 설계 방식은 교과서와 논문에서도 빈번하게 인용되는 기준이 되었다. 이 시기부터 제품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으며, 제품의 외형이 기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 한국 산업디자인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정부의 디자인 정책 수립에도 반영되었다.

3. 전통 계승과 현대적 해석의 기반 제공

금성사의 디자인 유산은 단지 과거의 미학에 머물지 않고, 현대 한국 디자인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였다. 금성사 시절 제품에서 나타났던 나무 질감, 부드러운 곡선형 외형 등은 오늘날 LG전자 및 여러 국내 브랜드가 복고풍 제품을 개발할 때 주요한 레퍼런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레트로 디자인의 유행이 재점화되면서 금성사 디자인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이는 디자인이 단순한 외형을 넘어 문화적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더불어 금성사의 디자인 원칙은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한국적 감성’으로 계승되었으며, 이러한 감성은 한국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금성사의 철학적 유산은 한국 산업디자인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결론

금성사는 단순한 가전 제조사가 아니라, 한국 산업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 선구적 기업이었다. 실용성과 감성을 결합한 디자인, 디자이너 양성 및 디자인 교육에 대한 기여,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유산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가치로 남아 있다. 금성사의 디자인 철학은 우리에게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디자인하는 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떠한가.